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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맛집:리뷰/먹은곳

조서환, "모티베이터"

인터넷서점을 뒤적이다 흥미로운 제목을 발견했다.
'디지로그, 이노베이터에 이어 이번에는 "모티베이터"인가...'

미리보기도 지원하길래 '그냥 한 번 보자' 하고 들어가서 읽어보았다가
단숨에 구입해버리고,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처음에는 조서환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몰랐는데, 알고 보니 꽤 대단한 사람이었다.
"하나로샴푸", "2080치약", KTF "나(Na)", "비기(Bigi)"에 이어 최근의 "쇼(Show)"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은 다 알법한 브랜드를 수없이 만들어 낸 전설적인 마케터.

하지만 내 이목을 끌고 책을 구입하게 만들었던 것은 저런 성공 신화보다도 맨 앞에 나왔던 저자의 파란만장했던 젊은 시절 이야기였다.

스물세 살, 육군 소위 시절 사고로 오른손을 잃고 제대하여 영문과에 편입, 졸업 후에는 의수였던 오른 손 때문에 번번이 입사 시험에서 낙방하다가 한 번은 너무 화가 나서 다시 면접관에게 달려가 조목조목 따진 일까지.

누구보다 뛰어났지만 그래서 더 힘들었던 신입사원 시절에도, 마음 먹기 하나를 달리 하여 말단에서 중역이 된 무서운 사람.
경영의 제1 요소는 바로 사람이고, 신념과 철학을 가진 사람을 키워 내는 것이 바로 회사가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으며, 자신이 실제로 그렇게 해 냈던 사람.

책을 죽 읽어 보면 그가 힘들 때마다 어떻게 마음 먹기를 달리 하였으며, 손윗사람 그리고 손아랫 사람들을 대하였는지 알 수 있다.
저자가 가장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은 역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다 "인 것 같다.

오른손을 잃은 아픔도, 신입사원 시절 사람들의 냉대와 괄시도 모두 딛고 일어설 수 있게 만들어 주었던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이 그의 모티베이터였으며, 모두들 '안된다', '안될 것이다' 하는 가운데에서도 한 사람의 가능성과 의지를 믿어 주고 끊임 없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애경 장영신 회장이 그랬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그들을, 그리고 수많은 부하 직원들을 모티베이트 하고 있는 조서환 자신 또한 모티베이터인 것이다.


책 자체가 6~10페이지의 짧은 장 단위로 되어 있는데, 그 덕에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게 금방 다 읽어내릴 수 있었지만 바로 그 점이 매우 안타깝게 느껴졌다.

한 권의 책을 쓴 것인지, 기획 연재 에세이를 모아 둔 것인지 싶게 조잡하고 중언부언이 많았으며 그 많은 장들에 하나 하나 붙어 있는 제목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허다했다.
특히 수많은 일화와 예시들은 한두 장에서가 아니라 이곳 저곳에서 난잡하게 쓰이고 있어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 수록 달갑지 않았고, '이 책을 과연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했다.

또한 기본이라고는 하지만 마케팅의 원론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법한 마케팅 용어들이 눈에 띄게 등장했고, 뒤로 갈수록 마케팅 이야기가 주가 되는 듯해 이 책이 과연 성공론인가 마케팅 이론서인가 싶게 만들었다.
대학 시절 교양으로 마케팅을 몇 번 들었고 어느 정도 관심이 있었던 나에게는 흥미롭게 읽혔지만, 마케팅 분야와 관련 없는 사람들에게는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게다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그 예시와 일화들이란...);

내용은 매우 좋았지만 편집과 구성이 정말 안타까웠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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